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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올림픽의 주역입니다! 평창군의 이색 자원봉사자들

기사승인 2018.02.15  10: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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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군

[업코리아]올림픽 개최지역인 평창에 가면, 빨간 색 외투를 입고 방문객을 안내하는 강원도 자원봉사자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배경의 봉사자들이 분야별로 모인데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근무 여건 상, 사건도 이야기도 많다.

횡계터미널 관광안내부스에서 지역안내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함모(평창군 평창읍)씨는 지난 8일 밤, 통역 자원봉사자인 대학생 김모 군이 난처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속초의 자원봉사자 숙소로 가는 셔틀버스가 아닌 평창 거주자 퇴근용 셔틀버스에 오른 것. 그 사이 속초로 향하는 마지막 버스는 이미 출발을 했고, 친인척이나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횡계에서 오도가도 못한 상태로 있었던 것이다.

함씨는 일단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손님이 갈거 같으니, 따뜻하게 방을 데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김군에게 본인을 소개하며 지금은 다른 방도가 없으니 자신의 집에서 묵자고 제안했고, 당황해하는 김군에게 같은 또래의 아들 얘기를 하며 안심을 시켰다.

집에는 도착했지만, 어색함에 어쩔 줄 몰라하는 김군을 보며, 함씨의 남편 윤학병씨가 살짝 일어났다.

잠시 후 돌아온 그의 손에는 그 나이 또래 남학생들이 좋아할 군것질 거리가 편의점 봉투 하나 가득 들어 있었다.

그제서야 마음을 연 김군이 자원봉사로 지원하게 된 계기를 얘기하며 입을 열었고, 함도영씨와 남편은 살아온 얘기를 나누며, 나이 차를 넘은 친구가 됐다. 이후 이들은 자원봉사 뿐 아니라 인생의 든든한 멘토와 멘티가 돼 올림픽의 개최도시 한복판에서 함께 뛰고 있다.

진부역에서 통역 자원봉사 중인 박모(평창군 진부면)씨는 ‘자장면 형님’으로 통한다. 지난 1월말 목적지를 착각하고 평창역에 하차한 싱가포르인 여행객들이 다음 열차 시간까지 식사도 못하고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마음이 쓰인 박씨가 자장면을 포장해 대접한 것.

싱가포르 가족들은 처음 먹어 본 한국의 짜장면이 정말 맛있다며 양념까지 서로 나눠가며 싹싹 긁어 먹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사의 평창동계패럴림픽 담당인 미즈노 쇼 기자 역시 같은 경우로, 이번에는 박씨가 장평서 택시 운전을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 자장면을 부탁했고, 일본인 기자 역시 처음 먹어 본 한국의 자장면 맛에 반해버렸다.

미즈노 기자와 박씨는 ‘카톡 친구’가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씨의 호칭은 ‘자장면 형님’이 됐다.

이번엔 둔내역에서 내려야 할 베트남 여행객이 진부역에 하차했다. 박씨가 자원봉사 부스에서 컵라면을 꺼내들었고, 베트남 여행객은 한국의 라면 맛에 연신 엄지를 치켜들었다. 라면형님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가족이 모두 자원봉사로 나선 집도 있다. 평창군자원봉사센터장 정모(평창군 평창읍)씨는 칼바람을 맞아가며 평창군 전역을 돌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아들은 조직위원회에서 자원봉사자로 근무 중이고, 아내 오모씨는 평창역에서, 며느리는 평창터미널에서 강원도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심지어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인 평창읍 정화건설 전영호 대표에게도 자원봉사를 적극 권해, 회사 대표도 올림픽 개폐회식장 부근에서 지역안내로 열심히 봉사 중이다.

평창관내 중·고등학생들도 대거 자원봉사자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65명의 학생들이 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통역 봉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곧 고3이 되는 학생들도 상당 수 참여해 손을 보태고 있다.

진부고 2학년 이모 학생은 “고3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해 개념치 않는다.”며 오히려 그간 학교에서 공부한 영어를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자원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대관령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중학생도 있다. 서울외국인학교 3학년인 최윤서 양은 교과서를 들고 다니며 하교 후 매일 대관령에 내려오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자원봉사에는 나이도 상관없다. 2004년생으로 대관령면에서 영어 통역 봉사 중인 중학생 홍승우 군은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과 봉사정신은 뒤지지 않는 강원도 자원봉사단의 최연소자이다.

1936년생으로 최고령 자원봉사자인 최모(평창군 봉평면)씨는 지역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으로 지역 안내를 척척 해내고 있고, 횡계터미널에서 통역 봉사로 활동하고 있는 1946년생 성모(평창군 평창읍)씨는 일본에서 20년 직장생활을 했던 경험과 선박회사에서 유럽과 중남미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외국인에게 적극 다가가는 봉사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힘을 다하고 있다”며, “매일이 그저 보람되고 행복할 뿐”이라고 전했다.

김정호 기자 xnet1004@naver.com

<저작권자 © 업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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